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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로마의 휴일] 폐쇄된 공간이 주는 힘

    

     

    <출처: 로마의 휴일>

     

     3명의 강도가 100명의 인질과 ‘한 장소’에서 동고동락한다면?

     <출처: 로마의 휴일> 

     

    영화 ‘로마의 휴일’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엉뚱 삼총사 강도들이 현금수송 차량을 탈취하다 경찰에 쫓겨 나이트클럽에 갇히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다. 나이트클럽에 있던 약 100명의 손님들도 자연스럽게 인질이 되는 상황이 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커지게 되는데.. 하지만 이상하게 흥이 오르는 상상 불허의 분위기 속에서 경찰과 인질범들 사이의 기묘한 인질극이 벌어지게 된다.

     

     <출처: 로마의 휴일>

     

    바깥세상으로부터 철저히 차단된 한 공간에서 날이 갈수록 점점 떨어지는 식량에 강도가 인질들의 삼시세끼를 다 챙겨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오게 되고, 유일한 외부연락망인 경찰 안반장과 일종의 협상이 오고 간다.

     

     <출처: 로마의 휴일>

     

    이 흥미로운 인질극을 다룬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는 모든 사건이 ‘나이트클럽’ 한 공간을 중심으로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감독과 제작진들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로케이션에 가장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출처: 로마의 휴일>

     

    100여명의 사람이 한 장소에 갇히는 위급한 상황, 그리고 대립관계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폐쇄된 공간.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점점 이 고립된 공간이 주는 힘이 효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S#1. 한 시대를 풍미한 그 때 그 곳 ‘나이트클럽’ 

    <대전광역시 유성구 온천서로 7 리베라 관광호텔>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한 고급 호텔 ‘리베라 유성 호텔’

     


     

     그리고 그곳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하나의 통로가 있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화려한 간판. 이름하야 ‘나이트클럽’

     


     

    “요즘은 클럽이 대세죠”

    한 때 수도권과 경상도의 요충지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던 이 나이트클럽은 현재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다른 공간으로 활용하려고 추진 중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제의를 거절했지만 현재 대전에서 시행하는 영화 추진사업에 동참하기 위해 기꺼이 촬영에 협조했다고.

     








     

     곳곳에서 영화 촬영 흔적이 조금 남아있었지만, 세트를 거의 다 철수를 한 상태라 내심 아쉬웠다.

     




     

    하지만 옛날 감성이 남아있는 나이트클럽만이 주는 독특하고 유머러스한 풍경에 필자는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로마의 휴일이 많은 로케이션 중 나이트클럽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출처: 로마의 휴일>

     

    영화 ‘로마의 휴일’을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출처: 로마의 휴일>

     

    바로 전세계가 열광한 세기의 미인인 오드리 헷번을 스타덤에 오르게 했던 영화.
    우리의 영원한 고전 <로마의 휴일, 1953> 이다.

     

    <로마의 휴일, 1953>
    공주의 신분인 앤(오드리 헷번)이 보호자들의 통제망을 빠져 나와 평범한 아가씨처럼 행세하다가 조 브래들리(그레고리 펙)라는 미국인 기자를 만나게 되면서 로마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로맨스다. 그들은 함께 있는 그 짧은 시간이 마지막이 되리라는 걸 알면서도 그저 아름다운 로마의 매력을 함께 즐긴다.  


     <출처: 로마의 휴일>


    호텔 지배인님 말씀처럼 사실 현재 나이트클럽은 우후죽순 증가하는 반짝이는 클럽에 밀려 점점 쇠퇴해가는 밤문화 중 하나이다. 한마디로 비주류의 공간. 그러다보니 나이트클럽에 몰려온 사람들도 현대 사회에서 살짝 비껴간 비주류의 자화상이다.  

     


     <출처: 로마의 휴일> 

     

    고아원 출신의 돈 없는 3인방이 돈 때문에 강도짓을 하게 된 것부터 시작해, 빚 때문에 나이트에서 일하는 아이 엄마와 돈을 이용해 사람 알기를 우습게 아는 나이트 사장 이야기는 물론이며, 인질이면서도 재벌 아들이라는 것을 내세워 돈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자와 돈 때문에 부동산 투기수법으로 시종일관 이기적이었던 자까지, 심지어 사건을 해결하려는 경찰조차 박봉에 생활이 어렵다.

     

     



     
     


    오드리 헷번과 조 브래들리가 그 짧은 순간만큼은 신분을 초월하며 사랑하고 로마를 즐긴 만큼 이들도 그 순간만큼은 비주류에서 주류가 되어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한 때 밤문화를 제패했던 이 나이트클럽과 짠내 나는 비주류의 무대가 더욱더 빛을 발하게 되는 것 같다.

     


     <출처: 로마의 휴일> 

     

    힘든 일을 겪는 우리들의 자화상, 많이 고단하고 힘들거든요. 그 고단하고 힘든 상황을 최선을 다해 이겨나가잖아요, 우리가. 그러고 나서 뒤를 돌아봤을 때는 어떻게 그 일을 겪었는지 ‘나도 참 대단하다’라고 우리는 많이들 생각하잖아요. - 임창정 인터뷰 -

     

     <출처: 로마의 휴일>


    또한 필자가 현장답사를 할 때 기대를 했던 건 로마의 휴일 중 클럽 무대 뒤에서 항상 존재감이 돋보였던 진실의 입이었다. ‘진실의 입’ 또한 고전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빠질 수 없는 명물이 될 만큼 굉장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아쉽게도 현장에는 철거를 하고 없는 상태였다.

     

     <출처: 로마의 휴일>

     

    <진실의 입>
    이탈리아 로마 중심부에 위치한 코스메딘 산타마리아델라교회 입구의 벽면에 있는 대리석 가면으로, 진실을 심판하는 것으로 전해지는 얼굴 조각상. 사람을 심문할 때 심문을 받는 사람의 손을 입 안에 넣고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손이 잘릴 것을 서약하게 한 데서 '진실의 입'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영화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로 유명해진 이래, 로마의 명소 가운데 하나로 국내외에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출처: 로마의 휴일>

     

    본디 나이트클럽이 주는 공간적 특성 때문에 이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간관계는 다소 단발성이 강하며 피상적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관계가 나이트클럽에서만 국한 되는 게 아니라 옆집 사람도 잘 모르는 현대사회의 인간관계를 잘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이 나이트클럽마저도 인간미 넘치는 사회로 변모하게 되면서 저기 무대 내에 턱하니 자리 잡은 ‘진실의 입’이 관객들에게 한마디 건넨다. 

     

    Why not?, 어차피 사람 사는 세상이야.
    그냥 다 털어놓고 함께 웃고 즐기자.  

    S#2. 로마의 휴일이 선택한 ‘그 나이트클럽’의 비밀


     

    로마의 휴일에서는 모든 사건이 ‘나이트클럽’ 한 공간을 중심으로 일어나게 되는 만큼 감독과 제작진들은 기획단계에서부터 로케이션에 가장 신경을 썼다고 한다. 전국 방방곡곡 발품을 판 로케이션 스태프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굳은 의지로 영화의 색깔과 잘 맞는 장소를 불과 촬영 일주일 전에 찾아냈다고 하는데, 로마의 휴일이 선택한 이 나이트클럽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인가?  

     

     

     

    로마의 휴일’ 나이트클럽이 일반적인 사각 형태의 평범한 공간을 탈피해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할 수 있는 독특한 공간을 원했습니다. 또한 인질극이 벌어지는 나이트클럽의 내부 공간과 진압하려는 경찰들이 있는 외부 공간은 기본적으로 단절 되어있지만,‘인한’과 ‘안반장’의 전화 통화나 나이트클럽 입구 복도를 통해 소통하는 모습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했죠. ” - 감독 인터뷰 - 

     그러나 모든 조건을 만족하게 해주는 공간을 찾기가 어려워 결국 내부와 외부 공간을 나눠서 촬영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필자가 볼 수 있었던 현장은 클럽 내부의 모습이었다.

     

    1. 그 곳의 비밀 ; 스테이지가 돋보이는 입체적 공간

     

    실생활에서도 적용되는 말이지만 기후, 온도, 공간 등 환경적 요인이 인물의 관계와 심리상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로마의 휴일에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한 곳으로 결집시킬 만한 불가피한 상황이 필요했기에 스테이지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이 나이트클럽은 스테이지와 테이블이 다른 층으로 분리되어 있어 스테이지가 더욱 강조된 평면적이지 않은 입체적인 구조로 “마치 <로마의 휴일>을 위해 지은 세트장 같다”고 말할 정도로 감독을 포함 전 스태프가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만약 많은 사람들이 스테이지에 설 공간이 없어 각각 테이블로 분리되어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면 또 어떻게 사건이 전개 되었을까? 이 나이트클럽의 공간적 특성이 사람의 목숨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 한 게 아닐까?

     

    2. 그 곳의 비밀 ; 유일한 외부소통 창구 ‘문’


     <출처: 로마의 휴일>

     <출처: 로마의 휴일>

     <출처: 로마의 휴일>


    살벌한 인질극이 일어나는 클럽 내부와 사방에 경찰이 포위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유일한 소통창구는 바로 이 ‘문’. 실제로 이 문을 통하여 인질이 오고 가고, 또 탈출도 감행하며 피자 100판과 한우세트가 헌납되는 재미난 상황이 연출되었을 정도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서 내심 기대를 하고 갔었는데, 아쉽게도 현장에서는 이 문은 볼 수 없었다. 이 복도와 문은 이 호텔이 아닌 외부 혹은 다른 객실 쪽에서 촬영을 한 것 같다. 호텔 ‘내부’가 입구를 포함한 모든 공간이라고 생각한 새내기 필자는 다음부터 확인을 반드시 한 후에 탐방하기로 결심했고 아쉬운 마음으로 실제 나이트클럽의 입구만 촬영하고 돌아왔다.

     

    S#3. 폐쇄된 공간이 주는 힘  

      <출처: 로마의 휴일>

     

    "<로마의 휴일>같은 촬영은 처음해보는 경험이었다. 오랜 시간 동안 한 공간에서 하루 세끼를 같이 먹으면서 오래 연기하니까 마치, 수련회나 MT에 온 것처럼 서로 격 없이 친해졌다. 모든 촬영 분량을 마치고 나이트클럽에서 나간 10명의 인질들이 없는 자리가 휑하고 그리웠다”  - 배우 임창정 인터뷰 - 

     

     <출처: 로마의 휴일>


    실제로 ‘로마의 휴일’ 나이트클럽 장면은 주조연을 비롯해 인질로 나온 다양한 배우들과 약 한 달 동안 동고동락하며 지냈다고 한다. 연기 초보지만 서로서로 다독이며 파이팅하는 모습에 감탄한 공형진은 어색함을 없애고 친밀도를 높이기 위해 일일이 통성명을 하기도 하고, 스스로 연기 선생님을 자처하며 장면 하나하나 꼼꼼하게 연기지도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특히 영화 속에서 엉뚱 삼총사가 1차적으로 내보내 준 10명의 인질이 촬영을 마치고 돌아갈 때는 버스에서 일일이 안아주며 아쉬움의 인사를 표현하기도 했다는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출처: 로마의 휴일>


    이렇게 밀페된 공간은 많은 사람들을 한 되 모아주는 힘이 있다. 아마 시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관심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말 한마디 더 건넬 수 있는 불가피한 환경이 이렇게 훈훈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보여주고 이 훈훈함이 영화 로마의 휴일 전반에 잘 묻어나오는 것 같아서 이 공간의 힘이 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밀폐된 공간은 또 다른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밀폐된 공간은 우리에게 또 다른 메시지를 남기기도 한다. 설국열차에서는 인류의 과거와 미래를 제시하고, 부산행에서는 현대사회와 인간내면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며 터널에서는 가라앉은 세월호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다.  

     


     <출처: 로마의 휴일>


    결국 공통적으로 이 고립된 공간은 아이러니하게 사회의 단면과 인간의 심연을 가장 도드라지게 표현을 한다. 결국 인간 내면의 선함을 드러낼 것이냐 극악의 추함을 표현할 것이냐가 핵심적 차인데 아마 로마의 휴일에서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희망을 선택한 게 아닐까. 필자도 같은 입장으로서 내심 동지를 본 것 같은 뿌듯함을 느꼈다.

     

    S#4. 여러분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요?


     <출처: 로마의 휴일>


    영화 <로마의 휴일>을 통해 한 시대를 풍미한 나이트클럽 문화와 현대를 살아가는 비주류의 삶, 그리고 그것들을 한 되 모아주는 폐쇄된 공간의 힘에 대해서 돌이켜 볼 수 있었다.


    창의적 이타주의를 선택할 것인가?
    이기적 배타주의를 선택할 것인가?


    이 고립된 공간이 제시하는 갈림길에서 여러분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요?

    사람과 공간을 잇다. LOMA
    글/편집: 로케이션 매니저 홍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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