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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哭聲)] 영화 곡성에는 로케이션이 없다.

    출처 : 영화 <곡성(哭聲)>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哭聲)>에는 로케이션이 없다.

     

    일반적으로 영화 촬영은 '세트 촬영'과 '로케이션 촬영'으로 나뉘는데

    97회 분량의 야외 로케이션 촬영이 기록적인 숫자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로케이션은 보이지 않았다.

     

    보통 어떤 영화를 보면 로케이션이 "좋다" 혹은 "엉망이다"라고 말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스토리' 이외의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화장을 했지만 안한 것 같고, 공간을 찾아 촬영 했지만 마치 원래 그 장소에서 일어난 일처럼

    전체적인 로케이션이 튀지 않으면서도 영화에 완벽히 녹아 있다.

    그만큼 한 장소 한 장소가 세심히 디자인 되어있음을 알 수 있다.

     

    로케이션 매니저라는 직업 특성상 영화나 광고, 드라마를 보더라도

    항상 공간을 먼저 보게되고, 급기야 인물을 투명 처리하고 배경만 보게되는 경우가 많은데,

    영화 <곡성(哭聲)>은 스토리가 강하다 보니 영화의 분위기가 로케이션을 완벽하게 덮고 있어,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출처 : 영화 <곡성(哭聲)>

     

    첫 번째 살인 사건이 벌어진 비 오는 농가 주택을 보면,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 속의 살인 사건 현장과 검은 흙으로 진창이 된 마당이 눈에 띈다.

     

    산 속 시골 마을이 영화 속 섬뜩한 분위기를 더욱 자아내는 이유는

     바닥에도 큰 영향이 있다. 아마 배경이 된 집 마당이 검은 흙이 아닌 시멘트였다면,

    이런 분위기를 낼 수 없었을 것이다.

     


    출처 : 영화 <곡성(哭聲)>

     

    영화 <곡성(哭聲)>의 스토리 전개는 마치 한 동네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전라남도 곡성을 비롯해 구례, 장수, 함양, 화순 등 여러 마을에서 촬영 되었다.

     

    아주 평범해 보이지만 이 로케이션들에는 숨겨진 법칙들이 있다.

     

    첫 번째 살인이 일어난 마을, 바로 곡성이다.

    하지만 사실 이 마을이 어디인지 관객들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이 곳에서 아름다운 장면들이 펼쳐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찾아가 보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밌는 사실은 실제 전라남도 곡성은 '범죄없는 마을'로 유명하다.

    영화의 제목은 哭(소리내어 울 곡) 聲(소리 성)을 사용했지만

    로케이션 곡성의 '곡'은 谷(골짜기 곡)으로, 낮은 산들에 골짜기와 개울이 많은 아름다운 마을이다.

    특히나 여름 아침이면 어김없이 안개가 골짜기들을 메우는 모습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마을에 '살인 현장'이라는 사건을 발생시킨 것은 어쩌면 감독의 의도일 수도 있다.

    '곡성'이라는 이름도 한 몫 했겠지만, 전혀 그럴 것 같지 않은 공간을 찾았던 것이다.  

     

    살인 사건이 벌어진 집에 경찰차와 엠블런스가 대기하는 장면만 봐도,

    제작진들이 저 장면을 촬영할 수 있는 여건(그림에 맞는 집과 도로가 연결된)에 맞는

    로케이션을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은 마을을 헤맸을 지 상상이 간다.

     
    [강원도 정선]

     

    위 사진은 강원도 정선의 한 마을이다. 언뜻 보아도 영화 속 마을과는 다른 느낌을 갖고 있다.

    전라 지역의 산들이 낮게 중첩된 모습이 여성적이라면, 강원 지역의 산세는 남성적인 느낌이다.

     

    그만큼 영화 속 사건에 몰입을 위해서는 같은 톤의 마을이 연속되어야 하고,

    그렇기에 전라 지역의 마을들에서 대부분 촬영이 진행된 것이다.

     


    출처 : 영화 <곡성(哭聲)>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숲은 곡성이 아니다.

    마치 마을 뒷 산일 것 같은 이 숲들은 두륜산과 선운산에서 촬영되었다.

     

    경찰차를 세우고 도착한 숲의 장면은 동네 뒷 산의 느낌보다는 뭔가 오싹한 느낌을 주기 위해

    나무들의 모양이 많이 휘어진 괴기스런 모습이 많이 보인다. 두륜산에 있는 소사나무가 한 몫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사실은, 영화 속 산에서 비가 오는 장면은 제작진들이 꺼려하는 촬영이다.

    조명을 위한 전기 라인은 발전차에서 300~400M 연결하는 경우도 있고,

    비오는 장면을 위해 물차가 필수적으로 촬영장 근처까지 와야 하고 산 위로 호수를 연결하면

    그 무게때문에 수압이 많이 약해져 넓은 지역에 비를 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영화 속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를 보면, 제작진의 그 수고를 느낄 수 있다.

     

    이처럼 평범해보이는 마을과 숲, 하나 하나의 장면들은 생각처럼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나홍진 감독의 어린 시절의 한 부분을 전라남도 곡성에서 자랐다고 한 인터뷰를 본 기억이 있다.

    만약 나홍진 감독이 마냥 수도권이나 근지에서만 자랐다면,

     

    과연 "곡성(哭聲)"이라는 영화가 나올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과 공간을 잇다. L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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