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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제목이 가진 의미
2018.04.16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은 이진욱, 고현정 주연으로 그들의 로맨스 장르와 더불어 6년 만에 영화로 모습을 보이는 고현정덕에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하지만 영화를 보기 전부터 영화의 내용보단 제목에 눈길이 간다. 이에 이광국 감독은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을 이렇게 설명한다.

 

‘오뉴월 손님은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관용구를 듣고 그 말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한 남자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여자 친구에게 버림받은 장면이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그 시절 내가 느낀 두려움과 비겁하게 도망쳤던 기억을 담게 됐다. 이야기를 잘 만들면 겨울쯤에는 촬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겨울손님’으로 제목을 바꿨다.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오뉴월 손님은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말의 본뜻은 날이 더운 오뉴월에 손님을 맞이하는 게 무척이나 어렵고 힘들다는 뜻이다.

 

이렇게 탄생한 제목의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영화 속 이야기로는 어떻게 풀어질까?

 

 

잊었던 그녀와의 재회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영화는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탈출했다는 뉴스를 전하며 시작된다. 여기서 ‘호랑이’는 두 가지 정도로 의미를 둘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아직 잡히지 않은 호랑이에 대한 두려움이다. 서울 어딘가 숨어있을지 모르는 호랑이란 존재는 우리 삶에 언제나 자리 잡고 있는 인생에 대한 무언의 두려움을 나타내는지 모른다.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두 번째 의미는 ‘숨겨진 용기’다. 누구나 내면에 강인한 면을 갖고 있지만 쉽게 드러나지 않는 부분을 호랑이로 표현한 건 아닐까. 즉, 삶에 대한 두려움과 용기를 호랑이로 나타낸 것이다.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그렇게 경유(이진욱)와 유정(고현정)은 하필이면 ‘호랑이’가 동물원에서 탈출한 그 날 우연히 마주한다.

이곳은 바로 삼청각이다.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글을 그만두고 대리기사로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경유는 손님으로 앞에 서 있는 유정 앞에 민망하다. 다른 기사를 부르라고 하지만 유정은 시간이 되면 차라도 마시자며 다독인다.





 

둘의 재회가 시작된 ‘삼청각’은 1972년부터 세월을 쌓아온 전통문화공간이다. 6개의 한옥으로 이뤄져 공연과 전시부터 체험, 연회, 웨딩 등 다양한 공간을 운영하고 있고 삼청각을 오르는 돌담길도 멋스러워 데이크 코스로도 제격이다.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그렇다면 제목 속 ‘겨울손님’은 누구를 뜻하는 걸까?

 

 

이유를 알 수 없는 이별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만나고 있는 여자 친구의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방문한 현지(류현경)의 집. 어느새 현지는 이사를 가고 새로운 집 주인이 경유(이진욱)를 맞이한다.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맞이하게 된 이별. 영화 속 경유의 힘든 상황만큼이나 골목의 언덕이나 좁은 골목들은 그의 심정을 대변하는 듯한데, 이곳은 종로구 이화동에서 촬영됐다.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옛 사랑과의 우연적인 재회와 더불어 현 애인의 갑작스런 이별. 너무나도 영화스러운 상황에 경유는 당황한다.

 






 

경유는 현지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이미 없는 번호가 되어버린 상황. 그 상황에 놓였던 바로 이곳. 이화동의 전경을 볼 수 있는 골목 언덕이다. 이화동은 세월의 흔적이 쌓인 골목골목과 예쁜 벽화들로 꾸며져 있는데, 예전에는 배 밭으로 가득해 봄이면 온통 하얀 배꽃이 경관이었다고 한다.







 

지금의 이화동에서 배 밭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언덕배기 예쁜 카페들과 고지가 높아 계단을 올라 전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풍경이다.









 

 

현지를 찾아 간 서점



연락이 되지 않는 현지를 찾아, 일터로 찾아가보지만 만날 수 없다. 되려 현지를 만나게 되면 안부 좀 전해달라는 동료 직원의 대답에 할 말을 잃는다.







 

이곳은 한남동에 위치한 블루스퀘어 북파크다. 카오스재단에서 설립한 문화 공간으로 블루스퀘어의 2, 3층에서 운영되고 있다.







 

거대한 높이의 책장은 이곳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데 책을 보러 왔다가 책장만 멍하니 보게 되는 매력이 있는 곳이다.



 

수많은 서적은 물론 다양한 구조물과 인테리어에 기분이 절로 좋아지는 서점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영화 속 현지는 일터를 떠났지만 우리는 한 번쯤 방문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엔딩의 양수역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경유(이진욱)는 온갖 고난과 사건들을 지나 양수역에 도착한다. 영화의 마지막을 이곳 양수역에서 촬영하게 된 이유는 뭘까?

 







경유가 양수역에 도착해 가장 먼저 했던 일은 바로 끊었던 담배를 찾는 장면이다. 크나큰 심경 변화에 역 앞 행인에게 담배를 빌리려 해보지만 아쉽게도 비흡연자다.


영화의 제목 속 ‘겨울손님’은 특별한 존재가 아닌, 그저 경유의 삶 자체다.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경유가 서있던 곳. 역의 바로 앞이지만 늘어진 갈대와 팔당호가 훤히 보인다. 경유는 이곳에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영화는 관객에게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게 아니다. 단지, 동물원에서 탈출한 호랑이보다, 우리의 인생 자체. 즉 눈앞에 맞이하는 모든 겨울손님들이 더 무섭다는 이야기. 그게 곧 제목이고 영화의 내용이다.



<출처: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혹 영화를 보기 전이고 누군가 같이 볼 계획이라면, 이런 내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영화 속 동물원에서 탈출한 호랑이가 과연 등장할지. 안할지를 말이다.

 

글/편집: 로케이션 에디터 방선호

사람과 공간을 잇다. 로케이션 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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