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공간

[영화 그리다] 아버지의 평양냉면
2017.10.27


<출처: 영화 그리다>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게 뭐가 맛있어?

영화 <그리다>는 평범한 일상 속에 우리가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한 탈북자 이산가족간의 이야기를 3가지의 스토리로 보여주는 영화다.



<출처: 영화 그리다> 

 

그 중 첫 번째 이야기인 ‘평양냉면’은 상범(서준영)의 아버지가 즐겨 먹던 평양냉면을, 상범은 싫어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 평양냉면 집에 찾아가는 이야기다.

 


<출처: 영화 그리다> 

 

영화 <그리다>에는 다양한 상황의 탈북자가 등장한다. 북에 가족을 두고 온 아버지, 남편을 찾는 할머니, 북에서 손을 놓친 아버지를 찾는 딸.

 

이번 영화에서 로케이션 마켓은 3가지의 스토리 중 가장 첫 번째 이야기인 ‘평양냉면’편에 등장하는 촬영지 두 곳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S#1. 어머니의 한옥 집


<출처: 영화 그리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범(서준영)은 어머니가 집에 혼자 있는 게 영 마음에 걸린다. 아내와 어머니 집에 들러 밖에 나가 식사를 같이 하자고 권유하는데 어머니는 냉면이 좋겠다고 한다.

 


<진흥선원, 서울 성북구 돌곶이로34길 4-11> 

 

이곳은 장위동에 위치한 ‘진흥선원’에서 촬영됐다. 진흥선원의 가옥은 고종 2년(1865)으로 추정되는 세월이 깊은 한옥으로 대지만 760평에 달한다.

 

 



현재는 안채와 정자채를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신 불당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행랑채는 선원에서 운영하는 어린이 집으로 사용 중이다.



 

아쉽게도 곳곳에 보수 공사를 진행 중으로 넓은 공간의 모든 곳을 촬영할 순 없었다.





 

어릴 적부터 평양냉면을 먹는 법부터 가르치던 아버지와 평양냉면을 썩 좋아하지 않던 상범(서준영).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평양냉면 집을 찾게 되는데...


진흥선원


서울 성북구 돌곶이로34길 4-11

 

S#2. 아버지의 평양냉면


<출처: 영화 그리다>

 

상범(서준영)은 어릴 적 과거를 회상하며 길을 나선다. 아버지와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고 그들의 뒤를 따라 골목골목을 들어간다.

 




 

이런 곳에 냉면 집이 있을까싶은 골목에 아버지가 즐겨 찾던 곳이 보이고, 그렇게도 싫어하던 평양냉면이 오늘은 그리워 눈물 젖은 얼굴로 냉면을 먹는다.



<출처: 영화 그리다> 

 

이곳은 실제 평양냉면 집에서 촬영됐는데, 입정동에 위치한 ‘을지면옥’이다.

 


<을지면옥, 서울 중구 충무로14길 2-1>

 


‘을지면옥’은 이미 맛집으로 소문이 단단히 난 곳으로 tvN 예능 프로그램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되어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영화 <그리다>에서 먹던 냉면 그대로를 볼 수 있다. ‘평양냉면’은 함흥냉면에 비해 면이 거칠고 굵은 게 특징이다. 이북식 문화에서 유래되어 맵거나 짜지 않고 담백한 맛으로 영화 속 상범(서준영)이 ‘평양냉면’을 싫어했던 이유 중 하나다.





 

‘을지면옥’은 1985년에 개업해 역사를 가진 냉면 집으로, 가게 앞 좁은 통로에는 그간의 세월을 느낄 수 있는 작은 갤러리가 있다.





 

영화 <그리다>는 촬영지마다 깊은 세월을 간직한 것처럼 분단국가에 대한 세월이 만들어 낸 슬픔과 간절함을 비교적 잔잔한 일상처럼 보여준다.


 

우리는 모르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먼 가족’에 대한 그리움. 영화 <그리다>를 통해 조금은 깊숙이, 그리고 가깝게 느껴보길 바란다.

 

을지면옥


서울 중구 충무로14길 2-1

 

사람과 공간을 잇다. LOMA
글/편집: 로케이션 매니저 방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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