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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간 위의 집] 의룡동 33번지, 공포의 그 집에 직접 다녀오다!
2017.04.10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남편과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된 미희(김윤진). 그러나 후두암으로 인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미희는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25년 전과 같이 돌아온 그날 11월 11일. 미희는 집에 있어선 안 될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되고. “25년 전에도 지금도, 난 아직 엄마야.” 이제는 노인이 되어버린 미희는 아들을 되찾기 위한 싸움을 시작하는데..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워야 하는 공간, 집. 그런 집이 가장 두려운 공간이 된다면? 그런 발상에서 <시간위의 집>이 탄생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주연은 사실상 집이라고도 할 수도 있다.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본격 하우스미스터리 스릴러 <시간 위의 집>. 미희(김윤진)의 가족들을 불행 속으로 몰아넣은 그 집, 그리고 그 동네를 찾아, 로마가 바로 찾아가 보기로 했다!

 



 

 

 


사람이 사라지는 집, 의룡동 33번지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명배우 김윤진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몰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 그 공간 ‘의룡동 33번지’. <시간 위의 집>은 일제강점기부터 전해져오는 충남 논산의 한 적산가옥에서 촬영되었다.

 

적산가옥(敵産家屋) : 적산은 적의 재산이라는 의미가 있으며, 적산가옥은 패망한 일인 소유의 재산 중 주택을 지칭한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고, 한반도에서 철수하면서 정부에 귀속되었다가, 일반인들에게 팔리게 되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현재까지도 보존이 잘 되어있는 오래된 목조건물을 찾으려다 보니, 논산 작은 마을 깊숙한 곳까지 내려왔다고 하는 제작진! 결국, 외부는 서양식의 현대적인 느낌에 내부는 고전적인 일본풍으로 꾸며진, 이질적으로 혼합된 어마어마한 건물을 찾아냈다.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그렇다면, 영화의 97% 이상을 차지한 공포의 그 집은 어디에서 촬영했을까?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의룡동 33번지로 등장한 미희네 집, 충남 논산시 강경읍 채산리 주택>

 

바로 이 집이 미희 가족의 집! <시간 위의 집>이 논산시 강경읍 채산리에서 촬영됐다는 정보를 수집한 로마. 일명 ‘귀신 들린 그 집’을 찾기 위해 마을 구석구석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 발견하고야 말았다! 영화 촬영 당시와 똑같이 유지되고 있는 외관. 그래서 한 눈에 딱 알아볼 수 있었다.

 





시커먼 세월 감이 가득 묻어있는 기둥 벽, 그리고 굳게 닫혀있는 철문. 벨을 눌러보았으나 고장 난 지 오래인 듯했다. 알고 보니 현재는 사람이 거주하지는 않는다는 이 집. 주인이 멀리 살아 만날 수 없었기 때문에, 아쉽지만 외부 촬영에 만족해야 했다.

 


 

그럼에도, 외부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시간 위의 집> 아우라. 멀리서도 집이 가지고 있는 으스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집 앞뒤로 가지를 뻗은 나무들은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냈는데... 그런 집 마당에도 꽃은 조금씩 피어있는 듯 보였지만, 다가온 봄도 집 특유의 스산함을 꺾진 못했다. 실제로 사진 찍던 중 두려움과 한기를 느끼기도 한 로마...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그렇다면 내부는 어떨까? 관객을 끊임없이 마음 졸이게 했던 그 인테리어, 그 느낌적인 느낌. 제작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내부는 전체적으로 옛날 일본풍의 실내장식! 복도와, 다다미방, 원목 가구 등으로 고풍스럽지만, 어딘가 모를 서늘함이 전해진다.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우선 이곳은 최초로 ‘집의 공포’가 시작되었던 안방이다. 그리고 미희(김윤진)와 남편 철중(조재윤)의 다툼으로, 불안하고 폭력적인 가정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비추어졌던 곳. 나무 바닥과 원목 가구, 나무문, 그리고 나무 창틀까지! 철저히 우드 톤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다.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거실도 마찬가지다. 미희가 거울에 머리를 부딪치고 쓰러졌던 그곳. 온통 어두운 우드 톤으로 된 인테리어는 고풍과 공포를 오가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다음은 집의 공포가 극대화됐던 장소, 바로 복도! 지하실로 연결되는 문이 있던 이곳. 나무 바닥으로 된 복도는 금방이라도 끼익- 끼익-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낼 것 같은데... 실제로 스태프들은 낡은 나무 바닥이 훼손되지 않도록 신경을 기울여 촬영했다고 한다. 조금도 움직이지 못한 채 있어야 했다는 스태프들. 숨 쉬는 것에도 예민했을 현장이 저절로 펼쳐지는 듯하다.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마지막은 남편 철중(조재윤)이 살해되고, 아들 효제가 사라졌던 지하실! 공포의 근원지였던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어딘가 묘한 구조의 지하실. 이곳은 집에 사는 ‘다른 이들’이 사는 공간이다. 그리고 효제가 빨려 들어가기도 한 곳. 저 문 안에는 어떤 세계와 시간이 펼쳐져 있을까? 격한 공포감을 발산하지만, 왠지 모르게 열어보고 싶은 기분을 선사하는 저 문은, 인간의 이중적인 감정을 이끌어낸다.

 

 

 

영화 <시간 위의 집>이 있는 근대 마을, 강경



 
그런데 <시간 위의 집>이 있는 ‘강경읍’. 이 동네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거리를 걷다 보니, 문득 과거로 들어 온듯한 느낌. 로마는 걷다가 묘한 분위기에 휩싸이고 말았는데...! (이런 동네니까 저런 공포의 집을 찾을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휙-) 그래서 영화의 본거지가 되었던 이 동네, 골목골목 샅샅이 살펴보기로 했다.

 


 



건물 하나하나, 골목길 구석구석 한국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이 동네. 이곳은 바로 논산강경읍 ‘근대문화유산거리’이다. 알고 보면 국가등록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들이 수두룩! 조선 시대 후반과 일제강점기의 역사와 흔적, 그리고 개발되기 전 대한민국의 동네를 느끼고 싶다면 분명 방문해야 할 곳이 틀림없다.

 


 



‘강경역사문화연구원’에서 소개하는 25개 문화재 중, 로마가 꼽은 근대건물 여섯 곳을 추천한다. 무심코 골목을 걷다 마주친 근대의 유산들! 25개 모두 가본다면 더할 나위 좋겠지만, 시간이 부족한 분들을 위해, TOP6 대공개! 문화재들끼리의 거리는 도보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멀지 않으니 산책하듯 둘러보는 느낌일 것이다.

 


1. 강경역사관((구)한일은행) - 등록문화재 제 324호

 

 <강경역사관, 충남 논산시 강경읍 계백로167번길 50>


첫 번째로 소개할 곳은, (구)한일은행이었던 강경역사관이다. 근대시기에 번성했던 강경의 상권의 대표 금융시설로서, 1913년에 붉은 벽돌 건물로 건축되었다.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는 이곳. 6.25 전쟁 당시에 폭격으로 지붕 부분이 파괴되었지만, 이후 원형을 살려 복구했다고 한다.

 




적절한 비례와 화강석으로 벽돌 벽면을 장식해, 안전하고 굳건한 은행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그리고 화려한 장식과 규모에 비해, 입구를 작게 하고, 철문을 세워 은행의 기능에 충실했다.



 

현재 내부에는 ‘강경역사문화연구원’이 있어, 은행이었던 시절부터 전해지는 금고와 여러 가지옛 물건들을 보존하고 있다. 그리고 강경의 문화재들을 소개하는 공간이 있어, 강경 문화재와 역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연구원 직원이 상주해 있어, 궁금한 것을 물으면 친절한 답변 또한 빠지지 않는다. 그러니, 강경에 처음 왔다면. 첫 번째로 ‘강경역사관’에 들릴 것을 적극 추천!   

 

 

2. 연수당 한약방 - 등록문화재 제10호 

 

<연수당 한약방, 충남 논산시 강경읍 옥녀봉로24번길 14>

 


 

연수당 한약방은 1923년 2층 건물로 지어졌다. 지붕이 네 면으로 경사를 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우진각 형식이지만, 1층과 2층 사이에는 건물의 층과 층 사이에 지붕을 낸 일본의 차양지붕 형태를 취하고 있어 ‘한식 고유 건축 양식 + 일식 건축양식’을 함께 가지고 있는 구조물이다.  

 

 

3. 강경성당 - 등록문화재 제650호

 


<강경성당, 충남 논산시 강경읍 옥녀봉로27번길 13-3>

 


 

1961년에 완공된 아름다운 강경성당의 모습! 끝이 뾰족하게 치솟은 ‘첨두형 아치보’ 형식으로 내부 공간을 넓게 확보한 독특한 건물이다. 건축 당시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특이한 형태라고 하는데... 얼마 전에 지었다고 해도 믿을 만큼 현대적인 모습이다. 국내 성당의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기념비적 건물로서, 현재까지도 건축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4. (구)강경성결교회 - 등록문화재 제42호

 

 


 <()강경교회, 충남 논산시 강경읍 옥녀봉로73번길 8>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한옥교회 건물, (구)강경성결교회! 1924년 건립된 이 교회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이어져 오고 있다. 바로 ‘김복희’라는 교사의 주도하에 62명의 학생이 신사참배 거부 운동을 벌인 것! 교사는 면직당하고 학생들은 퇴학 처분을 받았지만, 이후 신사참배거부 선도기념비가 세워졌다. 그리하여 현재까지도 용감하고 위대했던 민족정신이 남겨진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5. 강경 초등학교 강당 - 등록문화재 제60호 

 

 <강경 초등학교 강당, 충남 논산시 강경읍 옥녀봉로 8>


 


 

1937년 1층 벽돌 건물로 지어진 강경 초등학교 강당은 현재까지도 학생들이 체육관으로 쓰고 있는 건물이다. 로마가 찾아갔을 당시에는 어린 학생들이 열심히 배드민턴을 하고 있었다는..! 내부엔 아이들의 웃음이 가득한 이곳, 그러나 이곳 외관에는 아직까지도 일제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강경역사문화연구원’의 직원 설명에 따르면, 강당 벽면에는 일제강점기 시절 총탄 자국이 남아있다. 언뜻 보았을 때는 몰랐지만, 자세히 보니 군데군데 부서진 벽면과 균열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원으로 뚫린 저 부분은 일장기를 의미한다는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가게 된다면 꼭 직접 확인해보시길 바란다.

 


6. 옥녀봉

 


<옥녀봉, 충남 논산시 강경읍 북옥리>


마지막으로 여행할 곳은 바로 옥녀봉이다. 이름에서 지레짐작할 수 있듯이, ‘옥녀’의 전설이 있는 곳! 짧게 들려 드리자면 이렇다. 옥황상제 딸 옥녀가 이곳의 경치에 반해 목욕을 하러 내려오곤 했었는데, 하늘로 올라갈 시간에 늦어, 급한 마음에 단정하지 않은 모습으로 옷을 입고 올라갔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에 옥황상제는 크게 노하게 되었고, 옥녀는 지상으로 다시 쫓겨나게 되었다. 그래서 쫓겨난 옥녀는 다시 하늘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기도하다가 이 봉우리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고 하는 슬픈 사연...

 


 




 

옥녀‘봉’이라고 하니 높은 산에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옥녀봉은 해발 43m의 낮은 봉우리! 사방이 거칠 것 없이 훤하게 뚫려있고, 현재에는 시민 공원에 정자까지 있는 공간이다.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한쪽에는 여태까지 함께 둘러보았던 강경 읍내가 한눈에 쫙- 펼쳐지고, 다른 한쪽에서는 반짝이는 금강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 강경에 왔다면, 꼭 들려야 할 곳으로 로마가 강력하게 추천한다!

 


 

엄마가 도망치지 못하는 이유


<출처: 영화 시간 위의 집>
 

“신부에게 주님이 신앙이면, 엄마에겐 아이가 신앙이야.” 집에서 도망치라는 최 신부(옥택연)의 말에 단호하게 거절하는 미희(김윤진). 집은 25년 전에도 그 후에도 끔찍한 두려움을 선사했지만, 엄마라는 존재에게는 결국 그 공포는 통하지 않았다.

 


 

당신에게는 '집'은 어떤 공간인가?  집의 의미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남기는 영화 <시간 위의 집>. 러닝타임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던 그 집이 가진 비밀과 공간! 궁금하다면, 오늘 밤 으슥하게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사람과 공간을 잇다. LOMA
글/편집 : 로케이션 매니저 오유경
사진 : 로케이션 매니저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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