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영화 <계춘할망>
영원한 내 편, 온전한 둘만의 공간 제주.
"세상 살이가 힘들고 지쳐도 온전한 내 편 하나만 있으면 살아지는 게 인생이라… 내가 네 편 해줄테니 너는 너 원대로 살라"
몇 년 남짓한 삶을 살고 있는 계춘할망(윤여정)과 할망의 삶의 전부인 혜지(김고은)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제주에서 시작된다.
출처 : 영화 <계춘할망>
출처 : 영화 <계춘할망>
계춘할망(윤여정)과 혜지(김고은)의 이야기는 제주도의 한 마을에서 시작된다. 제주도는 이야기의 시작부터 그들만의 정서를 담는다. 해녀, 그들의 돌담, 가득한 유채꽃, 청록색의 바닷가, 이웃과의 깊은 관계. 이 모든 따뜻한 느낌들이 영화를 만들어간다.
출처 : 영화 <계춘할망>
하늘보다 넓은 바다, 평대리의 한 해변가
할머니는 혜지에게 묻는다.
"하늘이 넓으냐 바다가 넓으냐."
"무엇이 더 넓은디?"
"바다가 더 넓어."
"할망이 끝까지 가 봤어?"
"안 가봐도 알어. 어른이 되면 다 알게 되어 있어."
영화 <계춘할망>은 제주의 평대리 마을과 하도리, 종달리, 월정리 등 제주의 느낌을 가득 살릴 수 있는 돌담과 바다, 유채꽃으로 가득 찬 로케이션에서 많은 촬영이 이뤄졌다. 영화에서도 보여주듯 제주의 바다는 너무나도 넓고 아름답다. 영화에서 계춘할망(윤여정)과 혜지(김고은) 둘 만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감싸기에는 제주 로케이션은 더할나위 없어 보인다.
출처 : 영화 <계춘할망>
출처 : 영화 <계춘할망>
이야기는 집 마당이나 바닷가 등 그 어느 곳에서 이뤄져도 한 폭의 예쁜 그림을 보는 듯 하다. 위 스틸 컷에 보여지는 곳은 평대리 구좌읍에 있는 '빈 하루'라는 돌집 민박이다. 제주 느낌 그대로 돌담이 낮게 쌓여 있어 어떤 앵글로 촬영해도 그림이 되는 공간이다.
사실 로케이션 매니저라는 직업을 갖게 되면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가 "여행지 어디가 좋아요?"라는 질문인데, 위와 같이 영화 속 멋진 바다를 묻는다면 제주의 '함덕 해수욕장'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답변을 하면서 꼭 덧 붙이는 이야기는 그 여행지를 오전에 갈지 오후에 갈지 이야기 해주는 것이다. 사람도 메이크 업을 하면 그 모습이 많이 다르듯이, 같은 공간이어도 오전과 오후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함덕 해수욕장은 꼭 오전에 가보라고 이야기한다.
함덕 해수욕장은 오전에 가면 백색 모래해면에 청록색의 바다, 오른쪽 서우봉이 바다 방향으로 튀어 나와, 마치 초록색 반도같은 느낌을 준다. 함덕에는 두 곳의 해변이 있는데 여행객들이 잘 모르고 들르지 않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서우봉이 있는 해변이다. 해변에 우두커니 있는 벤치에 앉아 있으면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에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곳을 아는 사람만 느낄 수 있는 특권인 셈이다.
또한 함덕 해수욕장은 오전과 오후에 전부 해를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있는데, 해변이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동쪽과 서쪽이 모두 뚫려 있어 해지는 그림까지 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출처 : 영화 <계춘할망>
그림과 로케이션의 공통점 '빛'
영화 <계춘할망>에서 혜지(김고은)는 어릴 적부터 그림 실력이 뛰어났고 고등학생이 된 혜지(김고은)는 미술 선생님 충섭(양익준)에게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한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으면 그림자 말고 빛을 봐"
대사에서 말하듯 그림에서 빛이 중요하듯 모든 공간에는 빛이 중요하다. 특히나 촬영에서는 더욱 그렇다. 빛이 땅을 전부 덮는 순광에서 촬영을 하게 되면 아무리 멋진 공간이라도 밋밋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촬영은 반드시 역광에서 하고 역광에 인물이 보이지 않을 때 조명을 사용한다. 이처럼 공간이 역광으로 비춰 쉐도우와 라이트가 뚜렷하게 같이 보일 때 가장 좋은 그림을 얻을 수 있다.
출처 : 영화 <계춘할망>
빛이 중요한 공간 중 '숲'은 그 차이가 크다. 위 장면의 숲은 제주의 '사려니 숲'인데, 빛이 좋지 않으면 울창하고 멋진 그림보단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나기 마련이다. 혜지(김고은)와 한이(최민호)가 숲에서 다정하게 담소를 나누는 장면에도 역시나 빛이 그들의 마음을 대변한다.
[제주 사려니 숲에 빛이 좋아 이국적인 모습]
영화나 드라마, CF의 멋지고 예쁜 그림을 담을 때 오전광에 촬영을 하듯 여행도 마찬가지로 오전에 여행지를 방문해야 더 멋진 곳이 많다. 제주는 그런 로케이션이자 여행지 중 하나이고, 그렇기에 영화 <계춘할망>에서도 둘 만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끌어낼 수 있는 멋진 배경이라 생각한다.
감성 깊은 로케이션들과 따뜻한 이야기로 눈과 마음을 모두 감동시킨 이야기 <계춘할망>,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로케이션을 더욱 감성깊게 만드는 많은 이야기들이 관객들을 찾아뵙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