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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재심] 정우, 강하늘의 영화 속 단골 술집들을 재심하다!
2017.02.17

<출처: 영화 재심>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목격자 현우(강하늘)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다. 거대 로펌에 취직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무료 사건을 맡은 준영(정우)이 그와 만나면서 영화 <재심>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것 참, 법정 영화인데 술 마시는 장면이 많이도 나온다. 씁쓸한 현실에 입이 텁텁하기도 할 터. 본격 술 당기는 영화 <재심>. 그 속에 등장한 캐릭터들의 단골 술집들을 방문해보았다.

 

S#1. 친구끼리 술자리 신, 주문진 영동 골뱅이


<출처: 영화 재심>

 




<서울 중구 수표로 51, 주문진 영동 골뱅이 1호점>



잘 나가는 대형 로펌에 다니는 창환(이동휘)에게 일자리를 부탁하려 나온 준영(정우). 동네 허름한 술집에서 술잔을 나눈다. 이 사람들, 법말고도 뭘 좀 아는 자들인 게 분명하다. 여기는 을지로에 위치한 주문진 영동 골뱅이이기 때문이다!

 

 





메인 메뉴는 딱 하나, 골뱅이무침! 오동통한 골뱅이와 알싸한 파, 마늘향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여기에 생맥주 한 잔이면 잠시 동안 취직 걱정은 잊을 수 있다. 서비스로 주시는 계란말이도 별미이니, 놓치지 않길 바란다. 또, 혹시 알까? 이들이 앉았던 자리에 앉으면 뭔가 잘 풀리는 기운을 받을지!

 


<출처: 영화 재심> 

 

 <스틸컷과 별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정우와 강하늘이 앉았던 딱 그 테이블> 

 

사장님의 말씀에 따르면, 영화팀에서 이곳의 분위기를 매우 맘에 들어 해서 특별한 세팅 없이 촬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사진으로 비교해 보아도 지금과 별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주변 상인 분들이 영화 촬영을 배려해 일찍 가게 문을 닫기도 했다고. 35년을 지켜온 터줏대감 사장님의 파워와, 마음씨 좋은 가게 주인분들의 친절함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일화였다.

 


<주문진 영동 골뱅이 2호점>

 


<생맥주 명장 인증서>

 


<역사가 보이는 사진들>
 

바로 옆쪽에 위치한 2호점은 회식 자리로도 안성맞춤! 또한 8년 전에 오픈한 선릉점은 사모님이 운영 중으로, 이곳과 똑같은 맛을 즐길 수 있단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자꾸자꾸 가게가 늘어나는지 궁금하다면? 이번 주말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찾아가 보자. 아마 금세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주문진 영동 골뱅이

 

주소: 서울 중구 수표로 51

연락처: 02-2268-9082

가격대: 2~3만원 대

한줄평: 달고 짠 조미료 맛은 가라! 골뱅이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곳

S#2. 강하늘의 분노 신,인창호 횟집 











<출처: 영화 재심>




답답한 현실에 소주를 들이켜는 현우(강하늘). 동네 건달들이 몰려와 시비를 걸기도 하는 이곳은 강화도 후포항에 위치한 인창호 횟집이다.

 

후포항은 밴댕이 마을로 유명한 곳으로, 매년 5~6월 밴댕이 철이 오면 밴댕이회를 찾는 미식가들로 북적인다. 1인당 25,000원만 내면 회, 무침, 구이 등 다양한 밴댕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물론 밴댕이 이외의 다른 메뉴도 준비되어 있으니 사계절 중 어느 때든 찾아도 좋다.

 

인창호 횟집


주소: 인천 강화군 화도면 해안남로2903번길 56

연락처: 032-937-9352

가격대: 1인당 25000원

한줄평: 갈매기와 함께 마시는 소주와 밴댕이회는 그 무엇과도 비교 불가!

 S#3. 정우의 쓸쓸한 혼술 신, CU 한강잠실 2호점

 


<출처: 영화 재심>

 

술집을 소개해준다더니 웬 편의점이냐 할 수도 있지만, 영화 속 준영(정우)의 단골 술집은 단연 편의점이다. 일자리가 없어 허덕이는 이에게 자기 돈으로 술을 사 먹을 수 있는 곳은 슬프게도 많지 않은 듯하다. 전국의 수많은 편의점들 중 딱 그곳은 CU한강잠실 2호점!  

 


<서울 송파구 잠실동 1-1, CU 한강잠실 2호점>



 

안타깝게도 딱 그 편의점은 텅 빈 공간이 되고 말았다. 아쉬운 마음에 주변의 편의점에서 한강 라면을 먹어보기로 한다.

 



<서울특별시 송파구 한가람로 65 한강시민공원, 또래오래 해피존 1호카페점>

 


 


 


 

일반 편의점 내부에서의 음주는 금지되어 있지만, 이곳은 다르다. 피크닉 보자기 느낌의 귀여운 테이블에서 생맥주와 라면을 함께 먹을 수 있다. 밖에 나오면 즉석 라면 기계도 괜히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맥주 한 모금에 라면 국물을 후루룩 마시자 그날의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이다.

 

또래오래 해피존 1호카페점


주소: 서울 송파구 한가람로 65

연락처: 02-412-1332

가격대: 라면 2500 원 생맥주 3000 원

한줄평: 겨울에 한강 라면이 생각난다면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곳

 



 

 

라면으로 배도 채웠겠다, 한강 하면 빠질 수 없는 야경을 감상해 보는 것은 어떨까. 반짝반짝 빛나는 빌딩들의 모습을 보며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는 거다.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자전거 라이딩을 한 후의 캔맥주도 꿀맛!

 

S#4.강하늘의 바닷가 집, 보령 천북면


<출처: 영화 재심>

 


<출처: 행운이 님 블로그>



작은 바닷가 마을의 배경이 어찌나도 예쁜지. 영화 보다가 화면에 감탄한 자들이 많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이곳은 충청남도 보령 천북면에 있는 집인데, 영화팀이 일주일 간 주변 펜션에서 머물며 촬영을 했다고 한다.

 

영화 속 정감 가는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천북면! 로케이션 마켓은 이곳을 재심 촬영지 중 으뜸가는 여행 장소로 추천하고 싶다. 그 이유는?

 


 


<출처: MBC 나 혼자 산다>



<출처: 보령시>

 


<출처: 보령시>
 

얼마 전 <나 혼자 산다>에도 등장했던 어마어마한 마을이 있기 때문이다. 한혜진이 친구들과 놀러 간 바닷가! <재심>의 현우(강하늘)네 바로 옆의 천북 굴단지가 그곳이다. 어마어마한 대야에 가득 담겨 나오는 굴찜이 고작 3만 원이다!

 

 <출처: 보령시>







<출처: 보령시>

 


<출처: 보령시> 

 

굴 라면은 후식으로 필수이며, 콩나물 가득한 돌솥 굴밥 역시 별미이다. 굴의 계절인 겨울이 끝나기 전에 친구들과 꼭 떠나 보자. 볼록해진 배를 두드리고 나면, 이번 겨울을 잘 보냈다는 뿌듯함이 밀려올 것이다.

 

천북굴단지

 

주소: 충남 보령시 천북면 장은리

가격대: 한 대야에 3만 원

한줄평: 여럿이 가기 최고, 원없이 굴을 호로록!

진심이 바꾸어 낸 술보다 쓴 현실

 <출처: 영화 재심> 

 

영화 속 상황만으로도 답답한데, 이 내용이 실화라니. 보통 속이 터지는 게 아니다. 영화 <재심>은 실제 약촌오거리 사건을 취재하던 기자가 억울한 누명을 쓴 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봐 달라는 요청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영화로 만들고 싶은 이유에 대해 묻자 기자는 이렇게 말한다.

 

"재심이 이루어질지 모르겠어. 사실 형사사건이 재심이 되는 건 극히 드물거든. 하지만 아니잖아. 법이 해결하지 못한다면, 사람들이라도 최 군이 살인범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해. 최 군은 현실을 살아갈 거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될 거야. 살인범이라는 멍에를 벗겨주고 싶어."

기자의 진심과 모두의 진심이 모인 덕분일까. 영화가 개봉되기 얼마 전, 현우(강하늘)의 실제 주인공인 최 씨는 사건 16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출처: 영화 재심> 

 

그런데 문득, 의문이 든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복역을 하는 이가 과연 최 씨뿐일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이 참으로 씁쓸하기만 하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력감에 괴로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때로는 우리들의 작은 관심이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화가 나고 답답해도 절대 외면하진 말기를. 오늘도 소주 한 잔에 쓰디쓴 현실을 털어 넘겨본다. 

 

사람과 공간을 잇다. LOMA

글/편집: 로케이션 매니저 이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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